30대 남자, 대학교 학사편입
어느덧 계란 한판도 모자라는 나이가 되었지만,
석사과정, 박사과정도 아닌 학사편입 전형으로 대학교 3학년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어짜피 회사에는 미련은 없었고 안경사 국가고시를 보려면 어쨌든 안경광학과 졸업이 필수이다보니
다시금 대학생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지원했던 두군데 모두 합격하고 그 중 한곳을 가기로 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학사 편입을 통해서 입학하는게 편할것 같았고 실제로도 그랬다.
커리큘럼을 보니 2년 안에 졸업하는게 조금 빡셀지도 모르지만
이미 졸업까지해본마당에 어려울것은 없을것 같다.
하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서울에서만 살던 나에게 첫번째 벽은 통학거리였다.
안타깝게도 수도권에서 가까운 대학교 중 안경광학과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교는
을지대학교 뿐이었고 거기는 준비없이 쉽게 들어가기 어려웠다.
그나마 가까운게 백석대학교 였던것 같다.
학사편입 준비를 시작할때만 해도 백석대 안경광학과 입학을 고려했었지만,
강남역을 기준으로 했을때 천안까지 왔다 갔다하면서 도로에 버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차라리 멀리가더라도 장학금 혜택을 받고 원룸을 구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도 깔끔하고 맘에 들었었지만 공부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길에서 버려지는 시간은 너무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학교 앞에 원룸 등을 구해서 자취하면 되긴하지만,
그런 조건이라면 학사편입 입학자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는 곳이
경제적인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2016년 모집요강 까지만 해도 학사의 경우에는 전적대 성적 100%로
선발했지만 이번에 면접이 추가되면서 좀 번거로워진것도 한가지 이유.
여튼 뭐 철없던 시절처럼 부모님 서포트로 등록금 내고 용돈받으며
다닐 나이는 아니기 때문에 어짜피 원룸구할거 멀리가도 상관없을것 같았다.
애도 아니고 30대 아재다 아재...
살고있는 서울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남쪽으로 여기저기 학교를 알아보고 몇 곳을 추렸다.
하지만 선정한 학교들 중에도 면접날짜가 겹치는 경우가 있어서
사실 상 왠만하면 될것 같은 학교를 우선해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선정기준 중에는 면접이 없거나 있어도 전적대 성적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들이었다.
솔찍히 편입만을 위해서 다시 공부하기도 귀찮고 전적대 성적이 우수한 편이기 때문에
비교적 내 상황에서 유리한 전형이 있는 학교를 택했다.
물론 합격은 했지만 생각보다 지원자 수가 많아서 살짝 긴장한건 안비밀;
다시 대학교 입학 준비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뭔가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20대보다 보다 간결해진것 같은 느낌이다.
다시 학교를 가는 목표는 즐거운 캠퍼스 라이프를 영위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국가고시를 보기위한 자격을 만들기 위함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해진다.
그러면 입학금 면제 및 장학금 혜택이 후한 대학교가 1지망 선택이 되는것이다.
그리고 나서 고려되는게 기왕이면 산골 오지가 아니라 어느정도 편의시설이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는 곳이 살기에는 편하지 않을까 싶다.
여튼 그리고 나서 봉착한 두번째 문제는 바로 집구하기.
전에 다니던 대학은 집에서 통학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런문제로 고민해본적도 없고,
오히려 어릴땐 혼자살고 싶다는 자취 로망도 없지 않아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집에서 엄마가 차려주는 밥먹고 사는게 행복이란걸 아는 나이이기에...
매달 따박따박 월세로 돈이 사라지는것은 원치 않지만,
적어도 인터넷이랑 몇군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화를 돌려보았을때
갈만한 전세 아파트 구하는것은 어려울것 같다.
사실, 전세집 구하는거 아니면 학교앞 원룸 구하는것이야 문제될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부동산 마다 들러서 물어보고 집보러 다니는게 귀찮을 뿐..
합격자 발표도 나왔고 등록금 예치도 마무리했으니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게 집보러 가야할 때.
여튼 간만에 서울을 벗어나게 된만큼 기분좋게 나들이 삼아 다녀와야겠다.
솔찍 30대 대학생이 된다는게 뭔가 남들과 다를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나보다 나이많은 지원자들을 보니 딱히 그렇지도 않은것 같다.
아직 학교 정문도 안들어가봤지만 공부하면서 나름의 일기장 처럼 30대 대학교 생활을 끄적여 봐야겠다.
모든 편입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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